한강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 한국 작가
1. 한강 '채식주의자' 서론
2. 한강 '채식주의자' 본론
주인공 영혜는 어느 순간 자신의 몸에서 나는 고기 냄새를 역겨워하기 시작했고, 결국 모든 음식을 거부하기에 이른다. 단순히 육식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영혜는 자신의 몸에 대한 혐오와 거부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녀에게 고기 냄새는 폭력과 억압, 그리고 그녀가 속한 사회의 규범을 상징하는 요소로 다가온다. 따라서 고기를 먹지 않는 영혜의 선택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라기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억압하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무의식적인 저항의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녀는 점점 모든 음식을 거부하게 되고, 자신이 식물처럼 되는 꿈을 꾸며 점차 자기 몸마저 부정하려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는 육체적 본능마저 거부하며 기존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강렬한 욕망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영혜의 가족들은 그녀의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달래보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하며 억지로 먹이려 시도하지만, 영혜는 결국 모든 음식을 거부하고 뱉어낸다. 그녀는 인간이기를 거부한 듯, 사회의 규범과 억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며, 인간으로서의 본능마저 거부하게 된다.
그녀의 이런 모습은 겨울철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점점 말라가는 자기 파괴적 모습을 보여준다. 영혜는 점차 사회와의 단절을 선택하고, 육체적 본능과 사회적 규범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며 자신의 파괴적인 행동으로 그 고통을 드러낸다.
특히 소설 후반부에서 영혜가 비 오는 날 산 속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비를 맞는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다. 이 장면은 그녀의 극단적인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며, 더 이상 인간 사회의 규범이나 육체적 구속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영혜의 의지를 보여준다.
옷을 벗는 행위는 그녀를 구속하던 사회적 규율과 상징적 억압을 모두 벗어던지는 것을 의미하고, 비는 그녀를 정화하며 다시 태어나게 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순간 영혜는 인간으로서의 욕망과 억압을 벗어던지고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려는 욕망을 드러낸다. 그녀의 행동은 매우 충격적이지만, 동시에 숙연한 감정까지 불러일으킨다. 영혜는 이제 사회적 규범과 제약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3. 한강 '채식주의자' 결론
영혜의 행동은 인간이라는 이름 아래 힘없는 동물들에게 가한 폭력에 대한 깊은 죄책감과 자기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겨울철 앙상한 나무처럼 마르면서도 다른 이에게 해코지를 할 수조차 없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인물이다.
결국 그녀는 타인이 아닌 자신의 파괴로 그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사람이라는 미명 아래' 고통받는 무고한 동물들을 해쳐온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죄책감은 영혜가 자기 자신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기보다 내면의 고통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그 모습이 안쓰럽고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2017년 9월, 내가 이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이다. 그 당시 영혜의 극단적인 선택과 내면의 갈등은 여전히 내 마음에 잔상으로 남아 있다. 그녀의 선택은 인간 본성의 순수함과 파괴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으로,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고와 감정을 경험한 후, 지금까지도 가끔 영혜를 떠올리게 된다.